007. Memory Lane: 춘천

대학교 1학년 '섬 여행'의 첫 목적지 강화도 여행을 성공적(?)으로 해낸 우리는 다음 목적지로 울릉도를 택했다. 기상에 따라 배가 뜨지 않는 경우가 많아 계획한 날에 빠져나오기가 힘들다고 했지만 방학인 우리는 별 걱정 없이 묵호항에서 출항하는 배편을 예약하고 아침 시간에 도착할 수 있도록 밤새 달리는 무궁화호를 타고 묵호를 향했다. 

새벽같이 도착해 시간이 남아 PC방에 갔다가 배 출항시간에 맞춰 묵호항에 도착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소식을 들었다. 기상 악화로 배편이 취소됐다고. 😬  지금의 나라면 계획이 틀어진 데 짜증이 났을 것 같은데 윤미와 나는 그냥 그래? 하면서 그럼 어디 갈까? 하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럼 그냥 다시 서울을 향해 돌아가자. 

다시 기차를 타고 춘천에 내렸다. 우리 울릉도 여행 경비로 춘천에서 초호화로 놀아보자!

춘천 시내에서 닭갈비를 먹고 당구장에서 당구를 치고 신나게 놀았다. 아무 계획 없이 온 곳이라 그냥 되는 대로 놀았고 저녁이 돼서 묵을 곳을 찾아 눈에 띄는 대로 모텔과 여관을 들어가 방이 있는지를 물었다. 이상하게 다 방이 없다는 거다. 몇 번 퇴짜를 맞고 나온 우리는 얼마 전 인터넷 채팅에서 만나 여관 방에서 자살한 사건이 영향이 있는 게 아닐까 추측해봤다. 

결국 방을 얻은 곳은 입구에 커다란 장미가 그려진 러브 호텔. 화려한 거울로 장식된 벽과 복도에 있는 콘돔 자판기를 보며 키득거렸고 성인채널로 맞춰진 TV를 보며 신기해했다. 

"우리, 다음에 둘 다 남자친구 있을 때 여기 넷이서 같이 오자!"

이 약속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우리 둘만의 추억이 되었지만, 아직도 기억난다 그 빨간 장미가.

이미지 관계없음


Comments

Popular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