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직장인을 위한 자기계발서는 넘쳐나지만, 직원들의 교육에 투자를 많이 하는 회사를 줄곧 다니다보니 딱히 이런 류의 책을 읽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외국계 기업에는 잘 맞지 않거나, 직장에서 일 열심히 해서 승진하는 게 목표가 아닌 사람에게 필요한 자료를 찾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커리어보다 다른 차원의 성장에 더 관심이 많기도 했다.
어디선가 추천을 받아 읽게 된 책인데 의외로 '나도 해봐야지' 싶은 것들이 꽤 있었다. 우선 미국 기업문화에 많이 노출된 저자의 책이라 받아들이기 쉬웠고 내가(라고 쓰고 구글 등의 미국 테크 기업이라고 읽는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과 우선순위가 비슷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직장을 떠나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활동할 수 있을 역량을 길러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이 되라는 게 핵심이다. '보람'이라는 가상의 직장인에게 10가지 질문을 던지는 코칭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읽어볼 만하지만 take-away로 가져온 아이템들만 여기 정리한다.
1. 삶의 욕망 정의하기 '삶에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답을 갖고 있어야 내가 잘 살고 있는지, 직장생활을 잘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저자는 오랜 시간에 걸쳐 "내 삶의 여덟 가지 욕망"을 정리했고 이를 기준으로 삶의 방향을 잡고 결정을 내린다.삶이나 직업에서 원하는 목표는 직장에 다니든 나오든 지속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또 한편으로, 목표는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항상 미완성의 상태일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심리학자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 박사는 성과목표보다는 향상목표를 가지도록 제안한다.
2. 나홀로 위크샵 혼자만의 워크샵을 계획해 지난 한 해 회고하기, 다가올 한 해 주요 계획 세우기를 한다. 한 해를 돌아보며 성과와 과오를 정리하면서 앞으로 내가 어떤 일을 해나가야 할지 방향을 정한다. 1년간 뿌려놓은 점을 이어보는 시간이다. 다가올 한 해의 계획을 세울 때는 내가 결정할 수 없는 요소는 계획으로 삼지 않는다. 매출 얼마 달성 등은 내가 한 일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결과지 내 의지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저자가 추천하는 방법은 '올해 최고의 10가지 순간'을 꼽아보고 '새해에 내가 원하는 10대 뉴스'를 적어보는 것이다. 내년을 상상하면서 내가 원하는 10대 뉴스는 무엇일지 생각해본다. 그러면 무엇에 우선순위를 두고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할지 명확한 그림이 나온다.
3. 자기 역사 연표 나를 돌아보는 일이 막막할 때 다치바나 다카시의 '자기 삶의 연표' 만들기를 따라하라고 조언한다. 최신 년도부터 시간 역순으로 스프레드시트를 채워나가는데, 첫 번째 열에는 연도를, 두 번째에는 나이를 적는다. 세 번째에는 내 삶에서 의미 있는 사건을 적고 네 번째에는 사회와 세상의 사건을 적는다. 세상의 변화를 적으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의 사건을 더 잘 떠올릴 수 있고 세상의 변화에 따라 내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한 번 만들어보고 싶어서 다치바나 다카시의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 책도 도서관에서 빌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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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역사 연표 예시 |
4. LinkedIn 프로필 업데이트 외국계 기업 14년차로서 LinkedIn(링크드인) 프로필은 물론 갖고 있다. 하지만 관리하고 있지는 않다. 단순한 회사명과 직책이 아닌 구체적인 프로젝트와 성과를 자세하게 써놓은 프로필도 많고 추천(endorsement) 기능을 잘 활용한 사람들도 많이 봤다. 이직을 앞둔 시점이 되어서 허겁지겁 채워넣는 대신 주기적으로 관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6E 이력서 형식을 강조하며 링크드인을 적당한 이력서 플랫폼으로 추천한다. 6E는 경험(Experience), 전문 분야(Expertise), 증거(Evidence), 노력(Efforts) 또는 교육(Education), 추천인(Endorser), 교환(Exchange)이다. 여기서 교환은 내가 가진 전문성 중 돈과 교환할 수 있는 기술이 무엇인지 따져보는 것이다.
5. 센스 메이킹 알프스산맥에서 한 부대의 군인들이 겨울 훈련 중에 눈보라에 고립됐다. 일단 동굴로 대피했지만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그때 부대원 하나가 짐 속에서 지도를 찾아내면서 희망을 품기 시작했다. 지도를 보며 캠프로 돌아갈 방법을 찾았고, 결국 스위스의 어느 마을에 도착한 뒤 그곳 주민의 안내로 무사히 귀환했다. 돌아온 뒤 자신들이 의지한 지도가 알프스가 아닌 피레네산맥의 지도였다는 걸 깨달았다.
센스 메이킹이란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자기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큰 그림을 그리는 행동을 말한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새로운 것이 계속 나타나며,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불확실하고, 우리는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결정을 해야 한다. 이런 상황일수록 자기만의 지도를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세상에 정답은 없기 때문이다. 센스 메이킹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지도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것이다. 자기 지도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그들의 의견도 반영한다. 지도가 틀리지 않을까 두려워 말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해보라.
[참고 1] 만족과 불만족은 서로 다른 기준을 갖고 있다. 위생 요인은 불만족을 좌우하는 것으로 지위, 보상, 고용안정이나 직무 조건 등이 해당한다. 이들이 충족되지 못하면 불만족스럽지만, 충족된다고 해서 만족하고 동기가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동기부여 요인은 일에서 의미를 찾고, 도전적인 과제나 책임을 맡는 과정에서 전문가로 성장하며 인정받는 것 등이 해당한다.
[참고 2] 정유정 작가는 행동과 활동을 구분했다. 활동은 먹고 마시는 것처럼 가치의 변화가 없는 움직임인 반면에 행동은 목적과 의지를 갖고 선택하는 움직임이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내게 주어지는 과제들에 압도되어 목적이나 의지를 갖고 선택하는 움직임(행동)을 자신도 모르게 줄여나가고, 가치의 변화가 없는 움직임(활동) 위주의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정유정 작가는 활동이 아닌 행동이 이야기를 나아가게 한다고 했는데, 내 삶이라는 이야기를 나아가게 하는 행동을 나는 얼마나 하는가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참고 3] 고착형 마인드셋(fixed mindset)과 성장형 마인드셋(growth mindset)의 차이: 전자는 후배가 요청하지 않을 때도 가르치려고 한다. 후자는 후배가 요청할 때는 적극적으로 가르쳐 주지만, 평소에는 선배나 동료는 물론이고 후배에게도 배우려고 한다.




오 딱 지금 이 시기에 생각해보기에 좋은 조언들이 잔뜩이네요. 잘 읽었어요! 연휴 동안 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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