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4. 더랩에이치 뉴스레터

김호 대표의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를 읽고 더랩에이치의 뉴스레터를 구독하기 시작했다. 오늘 2020년 마지막 뉴스레터가 왔는데 (막 구독을 시작한 나에게는 첫번째지만) 마침 내가 얼마 전에 읽은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의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의 내용을 담아 6가지 질문을 던진다.

책을 읽으면서도 생각해본 부분이지만 한 해를 정리하는 좋은 방법인 것 같아 여기에 답변을 작성해본다.

통찰 1. 만일 ‘위생요인’만을 얻기 위해 열심히 산다면 불만은 줄어들겠지만, 만족한 삶을 살지는 못할 것이다. ("위생 요인 VS. 동기부여요인")

우리는 불만과 만족이 하나의 축이라고 오해합니다. 하지만 이 둘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축위에서 움직입니다. 불만이 줄어든다고 만족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불만의 반대는 만족이 아니라 ‘불만없음’이 되는 것이지요. 불만의 축을 좌우하는 요인을 위생요인(hygiene factor - 지위, 보상, 고용안정, 직무조건 등) 이라고 합니다. 반면에 만족의 축을 좌우하는 요인은 동기부여요인(motivational factor - 도전적인 일, 인정, 책임, 그리고 개인적 성장)입니다.

(질문 1) 여러분은 위생요인과 동기부여요인 중 무엇을 충족하고 있고, 2021년에는 어디에 중점을 두실 예정인가요? 

처음 구글에 들어가 일을 하기 시작한 2007년부터 난 항상 일을 재밌어서 한다고 말해왔다. 2014년 구글을 그만둘 때도 회사는 전과 다름없이 사랑하지만, 더 이상 성장하는 느낌을 받을 수 없어서 어렵게 마음을 먹고 그만뒀다. 이직할 회사를 고를 때도 마찬가지였다. 위생요인과 동기부여요인 이론에 대한 지식은 없었지만 나의 행복을 위해 동기부여요인에 우선순위를 두고 결정을 내리고 있었다. 

2020년은 달랐다. 이미 작년부터 회사에서 정체된 기분이 들었지만 런던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게 나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요소였고 그래서 이직이나 커리어 전환을 생각하지 않았다. 런던 생활을 시작한지 불과 3개월만에 코로나로 한국에 복귀했고 그렇게 2020년을 한국에서 보냈다. 코로나 위기로 회사일에 있어서도 많은 기회가 사라졌고 한마디로 버티는 1년을 보냈다. 위생요인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동기부여요인은 전무한 한 해였다.

2021년에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곧 런던으로 돌아가지만 그렇다고 동기부여요인이 자동으로 생기는 건 아니다. 내 직무를 확장하고 자신없는 프로젝트도 나서서 맡아서 도전해야 다시 동기부여요인을 만들 수 있다. 가만히 있으면 생기지 않을 거다. 무엇보다 올해 소홀했던 팀원들에게 다시 제대로 된 매니저 역할을 하고 싶다. 팀원들이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나에게도 활력소가 될 거다.


통찰 2. 만일 미래를 계획할 때 '의도적으로' 노력할 부분만 신경쓴다면 삶에서 중요한 기회들을 놓치게 될 것이다. ("의도적 전략 VS. 창발적 전략")

삶에서 의도한대로 풀리는 일이 있는가하면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일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를 계획할 때에는 두 가지 방향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예상되는 기회를 잡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의도적 전략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나오는 기회를 잡기 위해, 즉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창발적 전략.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하게 알고 있을 때에는 의도적 노력을 기울이며 앞으로 나아가면 됩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높고 뭘해야 할지 모를 때에는 창발적 전략을 써야 하는데요. 이게 무슨 뜻일까요? 바로 '작은 실험'들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운이 자신에게 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실은 운이 자기를 찾기 쉽게 만들어주어야 하는데 말이지요.

(질문 2) 2021년 여러분의 의도적 전략은 무엇이고, 창발적 전략 실행을 위해 어떤 작은 실험을 해보실 예정인가요?

의도적 전략은 (질문 1)에서 말한 회사일에서 내 책임을 확장하고 팀원들의 성장에 집중하는 것. 창발적 전략은 런던에서 생활하면서 부딪히게 될 상황에 대응하면서 나타나게 될 것 같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족이 아닌 사람과 함께 집을 구하게 됐다. 대학교 친구와 함께 생활하면서 내가 모르던 나의 모습을 보고 다른 사람과 더 가까이 지내는 법을 배우고 싶다. 코로나 시대의 런던을 최대한 즐기면서 내가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 글쓰기를 꾸준히 하면서 기회를 봐서 출판하고 유튜브 같은 새로운 형태의 기록도 시도해 보고 싶다. 작년에 중단한 코칭도 다시 공부해보고 싶다. 


통찰 3. 만일 자신이 의도하는 곳에 시간과 돈, 에너지를 쓰지 않는다면 결코 그 의도를 성취할 수 없다. ("자원 할당")

실행되지 않는 전략이란 파워포인트 위의 멋진 문장이거나 그냥 껍데기 일뿐입니다. 저도 어제 2021년의 계획을 세웠고, 2020년을 돌아보았는데요. 계획을 세웠지만, 제가 시간과 돈, 에너지를 쏟지 않은 곳은 그냥 그 자리에 있을 뿐입니다. 의도나 약속은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실제 실행을 위해서 시간과 에너지와 돈과 같은 자원을 쏟았느냐의 문제인 것이지요.

(질문 3) 여러분은 2021년에 어디에 가장 시간과 돈, 에너지를 투자하고 싶으신가요?

책을 읽을 때도 이 부분에서 가장 공감하고 또 자책했다.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들에 정작 자원을 투자하지 않는다. 건강과 관계. 내 행복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면서 단기간에 ROI가 나오지 않는 분야라 소홀히 하게 된다. 특히 관계에 있어서는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모르는 것도 크다. 

건강을 위해서 먹는 걸 신경쓰고 꾸준히 운동하는 것. 방법은 너무나 쉬운데 실천이 쉽지 않다. 게다가 코로나는 그럴듯한 핑곗거리도 만들어줬다. 지난 주부터 유튜브에서 스트레칭과 집에서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 영상을 찾아보며 따라하기 시작했다. 2021년의 목표는 스트레칭과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5일 이상 하는 것. 유진이도 같이 하자고 해봐야지. 

관계에 있어서는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여주고 누군가 다가오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연습을 하는 것. 나 자신에게 좀더 너그럽게 대하고 내 감정을 인정해줄 것.


통찰 4. 만일 그늘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나무를 심는다면 그 때는 이미 늦게 될 것이다. ("좋은 돈 VS. 나쁜 돈")

조직문화 관련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경영진이 조직에서 가장 '목소리가 큰' (보통은 불만을 제기하는) 직원들에게 시간과 에너지, 돈을 쓰느라 정작 목소리는 크지 않지만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을 제대로 신경쓰지 못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불만을 제기하는 직원에게만 돈과 노력을 쓰다가 정작 '조용한 인재'들은 회사를 떠나고 전체 조직은 망가지게 되지요.

삶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마다 자기에게 중요한 관계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가족의 구성원에서, 또 어떤 사람은 친구중에서 그런 관계를 발견하지요. 이들은 보통 조용합니다. 당장 어떻게 하지 않아도(예를 들어 시간을 같이 보내지 않아도) 관계란 갑자기 나빠지지 않습니다. 서서히 나빠질 뿐이지지요.

하지만 일은 항상 “목소리가 크고” 급합니다. 당장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 같은 것이지요. 이렇게 해서 우리는 결국 자기 삶의 중요한 우선순위보다 중요도는 떨어지지만 급한 것을 처리하다가 소중한 시간들을 모두 보내고 맙니다. 

크리스텐슨은 인생의 우선 투자 순위를 정하고, 그에 대해 지금부터 조금씩 시간과 돈 에너지를 투자하라고 합니다. “좋은 돈”이란 그늘이 필요하다고 느끼기 전에 먼저 투자하는 돈과 같습니다. 은퇴하기 훨씬 이전부터 그 이후의 삶을 위해 돈을 미리 투자하여 기술을 배우거나,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주식투자를 하는 것과 같지요. “나쁜 돈”은 그늘이 필요할 때 나무를 심기 위해 쓰는 돈과 같은 것입니다. 준비없이 은퇴 후 갑자기 돈을 끌어들여 사업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단기간에 고수익을 얻기 위해 주식투자를 하는 것과 같지요.

(질문 4) 당장 급하지는 않지만, 이후의 삶을 생각할 때 내 가장 중요한 우선 투자 순위는 무엇인가요?

(질문 3)의 답변과 동일하다. 건강과 관계

독립을 한 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오랜 기간 부모님과 한 집에서 보낸 한 해였다. 처음에는 다시는 못 올 기회니까 부모님과 대화도 많이 하고 좋은 시간을 가지려 했는데 사소한 일로 다투면서 정신 차려보니 벌써 런던으로 돌아가게 됐다. 돌이켜보니 코로나가 닥치기 전인 2019년에 부모님과 런던 여행을 떠난 게 신의 한수였다. 앞으로도 기회가 있을 때 부모님과 좋은 시간을 함께 하고 싶다.


통찰 5. 만일 내가 어떤 일을 하기 위해 ‘고용’되는지 이해하려고 애써본다면 엄청난 보상과 성공이 뒤 따를 것이다. ("해야 할일 이론 - Jobs to be done theory")

해야 할 일 이론이란 제품이나 서비스를 특정 인구통계학적으로 설정된 집단에 파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 삶 속에서 “해야 할 일”이 생기게 되고, 그 일을 도와주는데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용’한다는 것입니다.

코로나 시대에 재택근무를 하게 되니 ("해야 할일") 가구나 인테리어 제품들과 수많은 배달 상품을 우리는 '고용'하게 되었고, 외부 활동에 필요했던 패션 등의 수요는 '해고'를 했지요.

(질문 5) 직장에서부터 다양한 관계까지 나는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고용'이 되어 있는 것일까요?

현재 시점에서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곳은 직장과 가족이다.  

직장에서의 역할은 물론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가 할 수 있는 역할이지만, 내가 고용되어 있는 현 시점에서는 내 상사를 통해 회사 전체에서 우리 팀이 해야 할 일을 팀원들에게 분배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다. 

가정에서는 딸의 역할이다. 아직까지 받고만 있는 나로서는 내 행복을 찾는 게 내 역할을 가장 잘하는 거다. 물론 결혼해서 내 가정을 꾸리는 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효도일 거다.


통찰 6. 만일 어떤 사람이 스스로 배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그에게 기회가 주어져도 배우지 못할 것이다. ("경험의 학교")

아이와 마찬가지로 성인도 누군가 그들을 가르칠 준비가 됐을 때가 아니라 스스로 배울 준비가 됐을 때 배웁니다.

크리스텐슨은 이력보다 ‘경험의 학교’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일을 해 나가면서 성취를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어떤 회사의 어떤 위치라는 이력을 쌓는 것보다 자신에게 필요한 경험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고, 그런 경험의 학교를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성공한 CEO가 될 준비와 능력을 갖춘 사람이 되기 위해 내가 배우고 정복해야 할 모든 경험과 문제는 무엇인가?” (202쪽)와 같은 질문을 던져보고,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이를 만들어 가는 것이지요.

(질문 6) 원하는 성취를 하기 위해 나에게 필요한 '경험의 학교'는 무엇일까요? 2021년에는 어떤 '경험의 학교' 커리큘럼을 스스로 만들고 다녀보고 싶으신가요?

우선 기초적인 금융 지식을 쌓아 투자 공부를 하고 싶다. 돈이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외면했던 기본적인 경제 지식을 이제는 채우자. 자본주의 세상을 살아가며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고 더 나아가 투자도 하면서 배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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