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 부모 탓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나 자신을 사랑하기, 자신에게 너그러워지기. 정신 건강이 중요해지면서 이젠 상식이 된 자기 돌봄이다.
내가 자존감이 낮다는 걸 깨닫고 큰 충격을 받은지 몇 년이 지났고, 오랜 상담을 통해 나를 더 잘 이해하게 됐다. 내가 싫어하는 모습이 나에게는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걸 알았고 그 모습을 미워하는 대신 연민의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불편하고 가능하면 바꾸고 싶다.
그 중 가장 나를 괴롭히는 건 예민함이다. 소심한 건 타고났는데 모든 게 조심스럽고 안전지향적인 엄마의 영향으로 걱정과 근심이 많은 아이로 자랐다. 우리집에서 가장 반항적이고 모험적인 존재였던 나는 사회에 나와보니 아주 조심스럽고 신중한 사람이었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더 걱정이 많아지기도 했다. 큰일을 앞두고 있으면 머릿속에서 그 생각을 지우기 힘들고, 사소한 일에도 밤잠을 설친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까지도 괴로워하는 답답한 성격이다.
내가 실패를 두려워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 인색한 것도 어렸을 때 잘 못하는 게 있으면 엄마가 알아서 해줘서 이렇게 된 게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학창시절에 다들 그렇듯 아침에 일어나는 걸 힘들어했는데 엄마는 열 번이고 와서 나를 깨웠다. 학교 지각하는 걸 나보다 엄마가 더 두려워한 거다. 어려운 숙제가 있으면 엄마가 더 나서서 마무리를 했다.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내 모습의 원인을 부모에게서 찾는 건 어떻게 보면 틀린 것도 아니다. 유전적 영향이든 환경적 요인이든, 유전과 환경 모두 부모가 제공한 거니까. 하지만 언제까지 원망과 책임회피를 할 것인가.
자식은 부모라는 껍질을 깨고 나와야 어른이 된다. 성장은 나의 부모가 나처럼 한낱 불완전한 인간임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부모와의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해결하지 못할 바에는 물리적으로 벗어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깔끔하게 포기하고 인생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 <태도에 관하여>, 임경선
올해 말이 되면 마흔인데, 누가 마흔을 불혹이라고 했나.
아침에 눈 뜨자마자 왠지 모를 불안감에 또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본다...



첫 문장에 답이 있는듯요. 있는 그대로의 혜림님이 소듕해❤︎
ReplyDelete고마워요 ㅠㅠ 넘나 어려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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