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9. 제자리걸음
이사 오고 두 번째 주말을 보냈다. 1월 28일 목요일에 이사를 해서 그 주말은 청소와 가구 재배치와 급한 쇼핑으로 바빴고 주중은 또 일하느라 정신이 없었으니 처음으로 맞이한 여유다. 게다가 일요일은 비바람이 몰아쳐 산책도 스킵하고 완전히 집에만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해 하는 스타일인데 갑자기 찾아온 여유에 몸 둘 바를 몰랐다. 브런치로 팬케익을 만들어 먹고 얼마 전 주문한 종이책(Never Split the Difference)을 읽고 명상도 하고 친구와 땅끄부부를 틀어놓고 운동도 하고.. 하루가 길었다. 친구 넷플릭스 계정에 들어가 볼만한 영화가 있는지도 살펴봤다. (내 주변에 아직 넷플릭스 계정이 없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듯)
갑자기 영국에서 보내는 올해가 이렇게 지나가버릴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했다. 뭔가 생산적인 걸 해야겠다는 생각에 회사 계정으로 들을 수 있는 LinkedIn Learning에 들어가 괜찮은 코스가 있나 이것저것 뒤지고 유튜브에 구독하고 있지만 거의 보지 않는 Talks at Google도 들어가봤다. 새해 목표를 다시 확인해보기도 했지만 뭔가 떠오르는 건 없었다.
남들은 뭔가 발전이 있고 성장이 있는 것 같은데 나만 제자리걸음인 것 같은 느낌이 또 들었다. 결혼이나 육아와 같은 인생의 중요한 단계를 착착 밟아가는 친구와 동료들... 그런 쪽이 아니라도 좋아하는 일을 찾아 퇴사하고 사업을 한다거나... 뭔가 다들 나아가는데 나만 뒤쳐지는 기분이다.
불안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아침을 시작했다. 오늘 하루는 Zoom 회의 7개를 하면 지나가겠구나.



런던 재진출! 동거 생활 시작!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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