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 State Change (상태 변화)
영혼이 어떤 물건에 깃들어 그 물건이 닳아 없어지면 죽는 설정.
주인공 Rina는 하필 그 물건이 '얼음'이다. 그래서 태어나자마자 녹기 시작해 간호사를 당황시킨다. 그 얼음이 다 녹아버리면 Rina도 죽기 때문에 그야말로 살얼음을 걷는 인생을 산다. 집에는 주방은 물론, 곳곳에 냉장고가 있고 침대 옆에 미니 냉장고가 있다. 영혼을 너무 멀리 두면 안 되기 때문에 얼음을 보온병에 넣고 출근해 사무실 책상 아래 냉장고에 보관한다. 조금이라도 녹을까 항상 헐레벌떡 뛰어 출퇴근한다. 정전이라도 될까 한시도 마음이 편할 날이 없다. 사람들과 어울려 즐거운 삶을 산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다.
Rina가 대학 시절 잠깐 어울렸던 Amy는 반대 극단에 있다. Rina가 연민을 갖는 드문 케이스로 영혼이 '담배 한 갑'이다. 그런데 Amy는 그 소중한 담배를 가차없이 피운다. 하루는 싫다는 Rina를 클럽으로 끌고가 Rina의 얼음조각을 양주잔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한 뒤 담배 한 개피를 물고는 한 남자에게 이 담배가 없어지기 전에 Rina를 웃게 만들면 하룻밤을 함께 보내겠다고 내기를 건다. "All life is an experiment(모든 인생은 실험이지)."
Jimmy는 누구에게나 따뜻하고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인싸다. 회사에서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항상 차가운 Rina에게 말을 건 것도. Rina는 덕분에 용기를 내어 남아있는 작은 얼음 조각을 들고 Jimmy의 방으로 간다. 얼음이 다 녹아버릴 때까지... 양주잔에 물밖에 남아있지 않은 걸 확인한 Rina는 죽음을 기다린다.
이 단편은 Amy의 편지로 끝맺는다. 담배가 한 개피밖에 남지 않은 Amy가 파티에서 술에 취한 사이 누군가가 별 생각없이 그 담배를 피워버리고, 잠에서 깨어난 Amy는 빈 담배갑을 보며 자기가 죽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자기가 담배가 들어있던 상자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빈 상자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It is open to whatever you'd like to put in it.
And that is how I feel: open, careless, adaptable. Yes, life is now truly just an experiment. What can I do next? Anything.
But to get here, I first had to smoke my cigarettes.
What happened to me was a state change. When my soul turned from a box of cigarettes to a box, I grew up.
Rina를 보면서 공감을 많이 했다. 항상 조심스럽고 불안하고... 두려워 인생을 온전하게 경험하지 못하는 기분. 내가 가진 걸 놓는 게 두려워, 아니면 새로운 길을 가면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몰라 무서워서, 그냥 이 자리에 서있는 기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When one door closes, another door op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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