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요즘 기분

기분이 다운된 지 몇 주가 됐다. 우울한 날씨가 몇 주 이어지며 계속 기분이 안 좋았는데 꼭짓점은 유진이가 윔블던 테니스 경기를 혼자 보러 간 날이었다. 분명 윔블던 경기는 내가 먼저 보고 싶다고 했는데 혼자 티켓을 끊고 가버린 유진이에게 몹시 섭섭했다. 내가 티켓 맡겨놓은 것도 아니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려 했지만 서운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취소 티켓을 노리고 있었다면 나한테 말할 수도 있었던 거 아닌가? 만약 취소 표가 두 장 떴으면 어떻게 하려고 나한테 미리 물어보지도 않은 걸까? 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서운한 감정을 키웠다.

인생에서 겪는 더 힘들고 괴로운 일들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게 분명한 사건이지만 안 그래도 바닥을 치고 있는 나를 지하로 뚫고 들어가게 한 사건이다. 

앞으로 윔블던 하면 계속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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